‘개 밥그릇’을 가구로 승화시킨 독일의 디자이너 지리 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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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밥그릇’을 가구로 승화시킨 독일의 디자이너 지리 카터
조회382회   댓글0건   작성일2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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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N T E R V I E W

 

‘개 밥그릇’을 가구로 승화시킨 독일의 디자이너 지리 카터
 

지리 카터(Jiri M.R. Katter)는 독일의 가구 디자이너로 그의 대표 상품인 ‘도그바(dogBar)’를 출시하면서 개 밥그릇을 가구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독일 보훔대학교의 초빙교수를 지냈고 ‘유럽문화의 수도루르2010’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에게 있어서 반려동물이란 무엇인지 그가 디자인하는 도그바의 미학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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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카터 선생님 반갑습니다. 최근 한국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독일은 어떤가요? 

A 독일에서는 사람들 대부분이 반려동물을 키웁니다. 통계에 의하면 독일 가구 65%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하는데, 제 주변만 보아도 개나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요. 물론 둘 다 키우는 사람도 꽤 있지요. 


Q 한국의 경우, 반려견보다 반려묘를 키우는 가구가 많은데 독일은 어떤가요? 

A 독일도 반려묘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 더 많습니다. 아무래도 반려견보다는 반려묘를 키우는 게 더 수월하기 때문이겠지요. 독일에서는 반려묘를 자유롭게 키워서 많은 고양이가 집 밖에서 생활합니다. 제 이웃의 고양이는 가끔 집에도 안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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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독일의 가구 디자이너라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용품을 디자인하시나요? 

A 개 밥그릇과 고양이 밥그릇을 디자인합니다. 최근에는 개 침대를 디자인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제가 디자인한 개와 고양이 밥그릇을 도그바(dogBar)와 캣바(catBar)라고 부릅니다. 제 주변의 사람들은 개나 고양이 외에 다른 동물들과 관련한 제품도 디자인하는 게 어떠냐고 농담처럼 묻기도 합니다. 


Q 한국에는 욕으로 ‘개 밥그릇만도 못하다’는 표현이 있습니다(웃음). 선생님에게 반려동물은 어떤 존재인가요? 

A 한국 욕에 나온 ‘개 밥그릇’이 제가 만든 ‘개 밥그릇’이라면, 그렇게 모욕적인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웃음) 이 세상의 모든 창조물은 행복해야 합니다. 개들의 경우는 자신이 원해서가 아니라 주인이 원하기에 행 동하기도 하지요. 개들은 사람을 가족이라 생각하는 유일한 반려동물입니다. 독일어로 ‘개의 눈처럼 믿음직 한’이라는 표현이 있지요. 저에게 반려동물은 좋은 친구이자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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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그바를 디자인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A 한 건축가분이 제가 디자인한 가구들을 모델하우스에 사용하고 싶다고 해서 그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 모델하우스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개 밥그릇을 보았습니다. 소파 옆에 놓여있던 개 밥그릇은 모던하고 깨끗한 톤의 모델하우스와 어울리지 않아 우스꽝스럽게 보였지요. 집으로 오는 길에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불쑥 떠올랐어요. 모던하고 고상하고 미학적인 개 밥그릇을 만들어보자! 가구와 어울리는 그런 개 밥그릇을! 임스 라운지 의자(임스 부부가 인체 공학 기반으로 디자인한 회전의자)와 같이 부드러운 곡선의 클래식한 개 밥그릇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지요. 제 반려견에게도 큰 선물이 된 셈입니다.


Q 독일 사람들은 선생님의 도그바/캣바를 어떻게 평가하나요? 

A 제가 도그바/캣바를 디자인할 즈음에 이 제품은 반려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새로운 솔루션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개와 고양이 밥그릇은 키치(Kitsch)한 디자인들만 있었거든요. 유럽에서는 제가 만든 이 도그바는 ‘베스트 개 밥그릇’으로 여러 번 선정되기도 했어요. 


Q 한국에서는 반려견 자동급식기가 잘 팔린다고 하는데 선생님의 생각은 어떤지요?    

A 독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듭니다. 반려견에게 밥을 주는 건 인간과 반려견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행위입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지요. 반려인 스스로 그런 기쁜 순간을 포기한다니 저로선 상상하기 힘드네요.


Q 디자이너로서 그동안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A 보통 제품 디자인이 끝나면 상품화를 위한 제작 과정에 돌입합니다. 도그바/캣바는 국제산림관리협회(FSC)가 인증한 원목을 사용하고,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생산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공정이 까다롭습니다. 거기다 섬세한 기술이 요구되는 작업이라 선뜻 상용화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을 끝내고 나서도 상용화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하지만 정작 제품이 만들어지고 나니까 짝퉁이 많이 나오게 되었지요. 세계 곳곳 여러 업체에 서 제가 만든 도그바/캣바를 많이 베꼈습니다. 그래서 소송도 많이 했습니다. (웃음)


Q 한국에는 개별상품을 디자인하는 분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독일 디자이너의 경우는 어떤가요? 

A 저의 경우는 초창기에 연방 경제부와 노르트라인 베르트팔렌 주로부터 박람회 참가비용을 두 번 지원 받은 적이 있었지요. 독일에는 젊은 디자이너들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지원제도가 있습니다. 


Q 그 외 다른 디자인도 하시나요? 

A 네. 저는 책꽂이, 사이드보드(서랍이 달린 응접용 테이블), 노트북 테이블, 스툴(등받이와 팔걸이가 없는 의자)같은 가구 그리고 안경 걸이나 열쇠 걸이 같은 소품도 디자인합니다. 친구들은 저더러 만물박사라고 하기도 합니다. 제 첫 디자인 작품인 DJ 테이블 ‘셋 베이스(setBase)’가 엄청난 관심을 받았어요. 운이 좋게도 그 뒤로 곧바로 제가 디자인한 도그바가 크게 성공했지요.
 

* 도그바는 에이전트 화이네 다메(Feine Dame)에서 만든 도그바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CREDIT

글 사진 이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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